아픔은 날려 보내고 봄날을 찾다 - 턱뼈괴사증 환자 신양 씨

등록일 2017년06월01일 11시38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평범한 일상을 파괴한 턱뼈괴사증


21년 만의 귀국. 신양 씨(69세, 여, 뉴저지 거주)는 지난 12월 26일, 급히 비행기에 올랐다. 가족과 함께였지만 두려움만 가득했던 한국행. 미국에서는 치료하지 못한 질환을 한국에서는 치료할 수 있다는 신문기사를 믿은 선택이었다. 몸도 마음도 춥기만 했던 겨울, 경희대학교 치과병원에서 따뜻한 봄을 미리 만난 신양 씨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글. 홍보팀 사진. 박경태


크리스마스의 즐거움도 새해의 환희와 설렘 도 느낄 겨를이 없었다. 의료진을 따라 치료에 만 열중하고 또 열중했다. 신양 씨를 21년 만 에 고국으로 향하게 한 병명은 이름도 생소한 ‘턱뼈괴사증’. 2013년 초, 발치 이후 생긴 염 증은 8개월이나 지속됐다. 원인도 모른 채 무뎌지는 감각과 통증에 평화롭던 일상이 산산 조각나는 것을 참아내기 힘들었다. 뉴저지의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에게 진단받은 병명은 턱뼈괴사증이었고, 8년 전부터 복용한 골다 공증 치료제가 원인이라고 했다.

턱뼈괴사증은 턱뼈가 썩어 무너져 내리는 병으로 심하면 턱뼈를 절제하기도 한다. 여러 원 인이 있지만 신 씨처럼 비스포스포네이트라 는 골다공증 치료제를 장기 복용하면 발병위 험이 높아진다고 알려졌다.


3번의 염증 제거 수술을 받았지만 통증은 갈수록 심해졌고, 턱의 감각마저 무뎌져 물조차 편히 마실 수 없었다. 바깥출입도 점점 힘들어 졌다. 곁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의 속도 타들어 갔다. 심해진 괴사로 안면부 함몰까지 진행돼 우울감에 시달리는 엄마를 그냥 둘 수 없던 딸 은 자료 조사를 시작했고, 경희대학교 치과병원 난치성턱뼈질환센터 권용대 교수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권 교수님의 논문에서 엄마와 유사한 사례가 치료된 걸 확인하고는 한국행을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신 씨의 딸인 안젤라 씨는 권용대 교수의 논문과 기사를 스크랩해 꼼꼼히 확인 했다. “처음엔 한국행에 대해 반신반의 했죠. 그러다 미국 의사가 ‘치료가 어렵겠다. 엄마와 같은 경우를 미국에서는 많이 접해보지 못했 다. 지금 당장 항생제 투여 외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고 결 정했습니다.” 그 사이 신 씨의 양 볼은 점점 깊게 패였다.


한국행을 택한 것은 최고의 선택
“하늘이 내려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엄마는 원래 건강하고 활발한 분인데 이 병이 생긴 뒤론 웃음도 자신감도 다 잃은 것처럼 보 였어요.” 한국행에는 딸과 사위가 함께 했다. 막상 비행기에 올랐지만 떨리고 긴장되는 마 음에 잠도 제대로 못 잤다. 권용대 교수를 만 나고 입원을 할 때까지도 두려움뿐이었다. 신 씨는 미국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외롭고 무서 웠다 토로했다. “사람들도 만날 수 없고, 자신 감은 없어지고, 증상은 심해지는데 미국 의사 들은 확신 없는 대답만 하니…” 그 과정에서 받은 마음의 상처도 컸다. 그렇지만 한국에 와 서 입원을 하고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 을 만나니 안도감이 생겼다. “나와 같은 경우 가 또 있구나. 혼자가 아니었구나. 치료 받기 전이었지만 병이 나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고, 그때부터 마음이 괜히 편안해지더라고요.”


그녀는 한국에서 두 차례의 염증제거 수술을 받았고, 다행히 턱뼈 이식까지는 필요하지 않았다. 구강악안면외과 권용대 교수에 따르면 지금 80% 수준까지 회복한 단계이며, 1월 말 출국 전까지 100% 회복은 기대하기 힘들지 만 당장 일상생활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 라며 돌아가서도 꾸준히 후속 치료를 받으면 꼭 완치할 것이라고 했다. 신 씨는 6개월 뒤 한 국에 다시 방문해 추가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건강과 웃음을 되찾아주어 감사해
신양 씨는 요즘 거울 보는 것이 즐겁다. 볼의 함몰됐던 부위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금 제 얼굴을 보면 모르겠지만, 정말 많이 좋아졌어요. 웃지도 못하고 밥도 제대로 먹기 힘들고 자신감도 없던 제가 한국에 와서 웃음과 건강 을 되찾았어요. 이 자리를 통해 경희대학교 치과병원의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싶어요.” 신양 씨는 1월 23일 미국으로 돌아갔다. “발이 아파 치료받은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발걸음이 가볍죠? 미국에 돌아가면 그간 소홀했던 지인들과 만나 신나게 웃을 수 있다니 생각만으로 행복해요.” 라는 신 씨. 무덤덤하게 시 작했던 이야기 끝, 그녀의 얼굴에는 환한 꽃이 피어났다. 6개월 후 추가 치료를 위해 방문할 때는 더욱 환해진 모습, 웃음꽃이 만개한 그녀 의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홍보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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