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가슴통증 혈관이 위험하다 - 순환기내과 김우식 교수

등록일 2017년04월07일 09시17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참을 수 없는 가슴통증 혈관이 위험하다


글. 순환기내과 김우식 교수
(전문분야. 심장초음파/심장영상진단/고혈압/심부전/관상동맥질환/판막질환)
사진. 박경태


심장은 전신에 퍼져있는 혈관을 통해 혈액을 공급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 몸에 있는 모든 장기는 혈액에 포함되어 있는 산소와 영양분이 제때에 공급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 심장이 이러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심장 자신도피를 공급 받아야 하는데, 심장은 전신에 피를 공급하는 동시에 심장 자신에게도 피를 공급하고 있다. 심장에게 혈액을 공급해 주는 혈관을 관상동맥이라고 한다. '혈관'은 고속도로로 비유할 수 있는데, 심장혈관은 경부 고속도로, 영동 고속도로 그리고 서해안 고속도로라는 3개의 관상동맥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속도로를 통해 전국으로 물자가 운반되듯이, 관상동맥은 심장 구석구석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산소와 영양을 공급 받은 심장은 하루에도 수만 번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고 있다.


깨끗한 4차선 고속도로가 건강한 혈관이다


세월이 지나거나, 관리를 하지 않으면 튼튼한 고속도로도 망가지듯이 우리 몸의 혈관도 관리를 하지 않으면 망가진다. 혈관이 망가지면 혈관의 직경이 좁아지며 심장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경우를 허혈성심질환이라 한다. 고속도로가 좁아지면 교통 체증이 생기는 것처럼 관상동맥이 좁아지면 심장혈관도 교통 체증이 생겨 앞가슴 중앙부에 통증·불쾌감·중압감 혹은 꽉 죄는 느낌, 가슴에 고춧가루를 뿌린 느낌 등이 생긴다. 관상동맥이 좁아지게 되면 운동을 하거나 오르막을 올라갈때 극심한 가슴 통증을 느끼게 되지만, 운동을 멈추거나 쉬고 있을 때는 심장이 많은 피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허혈성심질환에서 나타나는 이런 전형적인 통증 증상을 협심증이라고 부른다.

협심증은 계단이나 언덕을 올라가거나 흥분·추운 날씨·과식 등으로 증상이 생기며, 안정을 취하거나 항협심증약(니트로글리세린, NTG)을 사용하면 증상이 없어진다. 지진이나 산사태 등으로 갑자기 도로가 막힐 수 있듯이 관상동맥 중 어느 하나라도 막히면, 심장의 전체 또는 일부분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급격하게 줄어들며 심장 근육의 세포가 죽어버리는 상황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심근경색증이다. 심근경색증이 생기면 심장 근육의 일부가 완전히 죽기 때문에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하며, 정도가 심하면 바로 사망할 수도 있다. 실제로 심근경색증은 돌연사의 가장 흔한 원인이기도 하다.


증상 : 호법분기점에서 갑자기 도로가 막힌다면?


심근경색이 생기면, 즉 심장의 혈류가 갑자기 막히면 먼저 가슴통증(흉통)과 호흡곤란이 생긴다. 그렇다면 이런 증상은 어느 정도로 심하게 나타날까? 만약 경부 고속도로가 호법분기점(중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가 만나는 분기점)에서 갑자기 정체된다면, 아마 교통 대란이 일어날 것이다. 이러한 대란이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으로 대변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심근경색증이 생긴 환자는 대부분 갑자기 가슴이 아프다고 호소한다. 대개 '가슴을 쥐어 짠다'고 표현하며 주로 가슴의 정중앙 또는 약간 좌측에 통증을 느낀다. 흉통은 호흡곤란과 같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통증은 왼쪽 어깨 또는 왼쪽 팔로 통증이 퍼지는 경우도 있다. 흉통은 대개 30분 이상 지속되며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을 혀 밑에 투여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 그러나 가슴통증 없이 속이 메스꺼워 구토를 할 것 같은 느낌이나 구토와 같은 소화기 증상만 있는 경우도 있다. 종종 갑작스런 실신이나 심장마비로 응급실에 실려 가는 경우도 있으며, 드물게는 통증 없이 심근경색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치료 : 좁아지거나 막힌 혈관을 찾아 넓혀주는 시술을 시행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심장 근육에 혈액 공급이 되지 않아, 심근세포가 죽어버린다. 심근경색증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막힌 혈관을 다시 열어주는 것이다. 따라서 심장내과 의사들은 심근경색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면 분초를 다투어 관상동맥혈관의 재개통을 시도한다. 환자는 가슴통증이 심하면 가능한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응급실에서는 먼저 가슴통증이 심근경색증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에 의해 생긴 것인지를 감별한다. 심근경색증이라는 것이 확정이 되면 관상동맥을 재개통 하기위해 약물(혈전용해제)을 사용할지, 관상동맥성형술을 시행할 지 결정한다. 심근경색증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면 30분 이내에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거나, 병원 도착 90분 이내에 관상동맥성형술(좁아지거나 막힌 관생동맥 혈관을 넓혀 주는 시술)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심근경색증을 치료하는 도구와 기술이 발달했고, 이후 복용하는 약도 좋아져서 심근경색증의 예후가 많이 좋아졌지만 고령이거나, 심기능이 저하된 경우, 당뇨병 또는 만성 신장질환 등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예방 : 생활습관병을 치료하라


그렇다면 과연 심근경색증은 왜 생기는 것일까? 앞서 혈관을 고속도로로 비유했는데, 고속도로가 망가지는 이유를 생각하면 된다. 깨끗한 고속도로도 세월이 지나 10년, 20년, 50년, 70년이 되면 도로가 망가진다. 같은 맥락에서 고령이 되면 이러한 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평상시에 관리를 하지 않으면 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심장질환은 나쁜 생활습관과 관련 있다. 흡연,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당뇨병, 과음, 과식,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된다. 일종의 ‘성인병’이라고 할 수 있으며, 성인병은 생활습관 때문에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생활습관병’으로도 불린다.


1) 심장질환을 예방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우리 몸의 혈관은 담배에 의해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30~40대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급사나 심근경색증은 대부분 흡연이 그 원인이며, 노년층 흡연율은 감소하고 있지만 젊은 층과 여성의 흡연율은 증가하고 있다. 이 현상이 계속되는 한 우리나라의 관상동맥질환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 고혈압 치료가 중요하다.


고혈압은 혈관의 안전속도를 무시하고 과속하고 있는 질환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과속(고혈압)을 하면, 도로(혈관)가 망가지고, 도로(혈관)가 망가지면 결국 사고(허혈성심장질환)가 생기게 된다. 고혈압이 철저하게 관리된다면 뇌동맥질환과 심장질환을 최소한 절반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3)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은 허혈성심질환의 중요한 원인이다.


이상지질혈증이란 혈중에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증가된 상태이거나, HDL-콜레스테롤이 감소된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찌꺼기’ 콜레스테롤들이 혈관에 쌓이면 결과적으로 허혈성심장질환을 일으키게 된다.


4) 당뇨병을 예방하고 잘 치료해야 한다.


정상체중 유지와 적절한 운동은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식이요법, 운동 그리고 약물치료를 통해 당뇨병은 잘 치료될 수 있다.

간혹 부모 중 한쪽이 심근경색증으로 사망했다며 걱정하는 환자가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앞서 언급한 생활습관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된다. 고혈압이라는 고약한 놈이 내 곁에 어쩔 수 없는 친구로 등장했다면, 적극적인 약물 치료를 통해 정상 혈압을 유지해 주면 된다. 최근에는 의학의 발전 속에 훨씬 안전하고 우수한 약으로 수천 명, 아니 수억 명이 생명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지상에 살아있는 모든 존재는 한시적이라는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살아있는 동안의 삶의 질은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로 건강한 삶 속에서 채워질 수 있다. 또한 진단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한다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홍보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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